디지털 성범죄 대응을 위해 도입된 위장수사 제도가 시행 5년 만에 765건이 진행돼 2,171명이 검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성인 피해자까지 수사 범위가 넓어지면서 단 3개월 만에 93명이 추가로 검거되는 성과를 거두며 제도의 필요성이 다시 확인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1년 9월 24일 위장수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총 765건의 수사를 벌여 2,171명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가운데 130명이 구속됐다. 특히 지난 6월 성인 피해자 대상 디지털 성범죄까지 위장수사가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된 이후 36건의 수사가 진행돼 93명을 검거했으며 이 중 1명이 구속됐다.
위장수사는 엔번방·박사방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당시 경찰은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증거능력을 갖춘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경찰관이 신분을 숨기거나 위장할 수 있는 특별 규정을 마련했다. 하지만 성인이 피해자인 경우에는 적용이 불가능해 한계가 지적돼 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하반기부터 딥페이크 등 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한 성범죄가 급증하자 법 개정 요구가 커졌다. 결국 지난 6월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성인 피해 사건에도 위장수사가 허용됐다.
수사 현황을 보면 전체 위장수사 765건 중 77%가 유포 범죄였고, 검거 인원 역시 유포 범죄 피의자가 62.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불법 촬영물 구입·소지·시청 피의자가 24.4%, 제작 범죄가 9.7%, 성착취 목적 대화가 3.1% 순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위장수사를 통해 유포범을 검거하면서 소지·시청자까지 연쇄적으로 적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례를 보면 경남경찰청은 미성년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아동성착취물 제작·유포자 24명을 검거했다. 또 대전경찰청은 텔레그램 방을 운영하며 3만6천여 건의 허위영상물을 제작·유포한 238명을 적발했다. 성인 피해자 얼굴을 합성한 허위영상물로 협박한 피의자를 구속한 사례도 있었다.
경찰은 위장수사가 남용되지 않도록 국회와 국가경찰위원회 보고, 법원 허가 절차 등을 준수하고 있으며, 현장점검에서도 위법·남용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AI 기술 발달과 보안 메신저 확산으로 디지털 성범죄가 갈수록 진화하고 음성화되고 있다”며 “적극적인 위장수사로 성범죄를 근절하겠다. 성착취물 제작이나 단순 소지·시청만으로도 엄중히 처벌되는 만큼 각별히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