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08.26. ⓒ뉴시스
명절이다. 연휴가 어느 해보다 길다. 7일은 굳은 자고, 10일은 용기다. 물론 쉬지 못하는 분들의 노고도 기억해야 한다. 명절이 되면 어김없이 인천공항이 미어지네, 예전 같지 않아 고향을 찾지 않(못하)네 기사가 나오지만, 보란 듯이 고속도로는 막히고 철도 승차권은 매진일 것이다.
가족이든 친지든 이웃이든 친구든 오랜만에 만나면 서로의 일상과 안부를 묻게 되고, 소주라도 한잔 기울이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기 마련이다. 부동산과 주식까지는 괜찮지만 자식 학업이나 진로, 연예와 결혼 이야기는 절대 피하는 것이 2025년 문명인으로서의 기본소양이다.
이것저것 조심하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이들과 대화할 화제가 마땅치 않을 때는 트럼프를 욕하면 된다. 남녀노소 진보보수 영호남 빈부의 차이를 넘어 모두가 공감한다. 심지어 외국서 태어난 이들과도 공감할 수 있는 글로벌 이슈다.
명색이 최강국 대통령이 세계 곳곳에서 깡패처럼 폭력을 휘두르고, 협박해서 돈 뜯고, 자국에서도 군대를 도시에 투입하는 등 윤석열 뺨치는 짓을 날마다 벌이고 있다. 특히 조지아주에서 공장 짓던 우리 노동자를 끌고 가 테러범 취급한 것은 함께 분노하며 유대와 결속을 다질 수 있다. 동그랑땡을 굽든, 고스톱을 치든, 재방 드라마를 보든, 다른 행위와 멀티태스킹도 쉽다.
물론 약간의 준비는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아주 미쳐서 반도체에도 관세폭탄 때리며 같이 죽자면 어떻게 하지?’ 또는 ‘트럼프가 이럴 바엔 주한미군 빼겠다고 협박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면 어쩌지?’ 등의 질문이 나올 경우다.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사전에 준비한 대로 간결하게 설명해서 주변을 안심시키면 된다. 그런 뒤 걱정말고 트럼프 협박에 밀리지 말고, 3500억달러 주고 망하느니 관세 두들겨 맞고 버텨보자고 모두의 마음을 모으면 된다. 얼마나 쉬운가.
그래서 뭐라고 설명해야 하냐고? 그건 각자 지금부터 생각해보자.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들부터. 어차피 한 달 뒤에 우리나라를 찾는 트럼프를 ‘환영’하려는 민주시민이라면 이 정도는 기본준비 아니겠는가.
모두들 몸과 마음이 풍성하고, 가족들과 화목한 한가위 되시길 빈다. 아울러 방방곡곡에서 우리경제를 지키자는 마음이 모이는 명절이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