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은 4일 실시된 총재 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을 새 대표로 선출했다. 다카이치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핵심 측근이자 보수 강경 노선을 대표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다카이치는 자민당 역사상 첫 여성 총재이자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유력하다.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는 의원 표 64표, 당원·당우 표 119표 등 총 183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은 의원 표 80표, 당원 표 84표 등 164표로 2위를 기록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두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으며, 결선에서는 다카이치가 185표, 고이즈미가 156표를 얻어 29표 차로 승리했다.
다카이치는 일본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극우 민족주의 성향 인사로 꼽힌다. 그는 아베 전 총리의 정책 노선을 계승하며 헌법 개정, 자위대 명기, 국방비 증액 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특히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지속적으로 참배해온 강경파 정치인으로, 전후 일본의 역사 인식과 주변국 외교에서 가장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온 인물로 평가된다.
새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는 조만간 당직 인사를 단행하고, 임시국회에서 총리 지명선거를 통해 공식 취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경제안보’를 내세워 기술·에너지·방위산업 분야에서 자국 통제와 규제 강화 방침을 밝혔으며, 일본 내에서는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안보 버전’을 실현하려는 구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다카이치의 집권으로 일본의 외교·안보 정책이 한층 더 우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한일 관계에서는 야스쿠니 참배, 역사 왜곡 논란, 무역·기술 규제 재도입 등 과거의 갈등 요인이 다시 부상할 여지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자민당 내 중도·개혁 세력의 견제와 연립 여당의 입장에 따라 국정 운영의 방향은 일정 부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