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여파로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폭탄’ 여파로 미국 소비자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의류와 가구,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수입품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들이 그간 보유하고 있던 재고를 소진하고, 관세에 따른 원가 상승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한 데 따른 영향이라는 게 FT 설명이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6개월 동안에 오디오 기기는 14%, 의류는 8%, 공구·하드웨어·부품 가격은 5% 상승했다. 미국은 해당 제품들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을 대폭 인상한 이후에도, 올해 8월 미국 물가상승률은 2.9%에 그쳐 우려보다 영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많은 기업이 원가 상승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월스트리트의 시장조사기관 ‘텔시 어드바이저리 그룹’에 따르면, 올해 4월 이후 주요 소매업체는 티셔츠나 신발 등 ‘소프트 라인’ 상품 29종 중 11종, 자전거나 식기세척기 등 ‘하드 라인’ 상품 18종 종 12종, 스포츠용품 16종 중 5종의 가격을 올렸다.

세계 최대의 가구 제조업체인 ‘애슐리 퍼니처’는 이날부로 절반이 넘는 제품의 가격을 3.5~12% 인상했다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4일부터 소파·의자 등 천이나 가죽 등을 덧대거나 씌운 가구에 관세율 25%가 적용된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지난달 말 자동차부품 소매업체 ‘오토존’은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가격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커피 가격도 오르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커피 수출국인 브라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