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최종 합의... 대미투자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 현금투자

연간 투자 상한 200억달러로 설정... 나머지 1,500억달러 조선업 협력 방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일본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린 후 인사하고 있다. 2025.10.27. ⓒ뉴시스

한미 양국이 관세협상 세부 내용에 최종 합의했다. 핵심 쟁점이던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는 2천억달러만 현금투자하고, 나머지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된다. 상호관세 세율은 지난 7월 30일 합의한대로 15%를 유지한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29일 열린 브리핑에서 이 같은 관세협상 세부내용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김 실장은 “대미 금융투자 3,500억달러는 현금투자 2천억원과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된다”며 “2천억달러는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불의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다. 다만 중요한 점은 우리는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달러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의 대미 투자가 일본과 달리 연간 투자 상한이 200억달러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금투자가 예정된 2천억달러를 한 번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투자한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달러를 투자하기 때문에 우리 외환 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면서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환시장의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근거도 마련했다”고 부연했다.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층적 안정장치를 마련했다고도 했다. 김 실장은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MOU 문안에 명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투자위원회 및 협의위원회를 가동해 양국이 투자할 가치가 없는 프로젝트의 경우 걸러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게 김 실장의 설명이다.

또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미가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기로 하고 20년 이내에 원리금을 전액 돌려받지 못하면 수익 배분 비율을 조정하기로 상호 양해가 이뤄졌다고도 했다. 다만 미국이 주장해 온 원리금 회수 이후 수익 배분 비율(미국9:한국1)에 대해서는 미 측 주장이 관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에 따른 리스크 감소 대책도 준비했다. 김 실장은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에서 동 손실을 보존할 수 있도록 특수 목적 법인의 구조를 엄브렐라(우산) 형태의 SPC로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답변하는 김용범 정책실장 ⓒ뉴시스

조선업 협력 투자 1,500억달러와 관련해서는 “마스가는 우리 기업 주도로 추진하며 우리 기업의 투자는 물론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신규 선박의 건조 도입시에는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금융을 포함해 국내 외환 시장 부담을 줄인다고도 했다.

한국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도 담겼다. 김 실장은 “우리 기업들이 미국의 제조업, 제조업 재건 기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대미 투자 관련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미국의 유무형 지원도 확보했다”면서 “미국은 투자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가급적 한국이 추천하는 한국 업체를 선정하고, 한국인 프로젝트 매니저를 채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국이 이 같은 관세협상을 체결함에 따라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양국의 상호관세는 올해 7월 30일 합의된 이후 이미 15%가 적용되고 있지만 자동차 관세는 합의한대로 곧바로 인하되지 못한 상태였다.

품목 관세 중에서 의약품, 목재 제품은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 항공기 부품·제네릭(복제약)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에는 우리의 주된 경쟁국인 대만 대비해서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는다.

농산물 분야 추가 시장 개방은 없다. 김 실장은 “민감성이 높은 쌀, 쇠고기 등을 포함하여 농업 분야에서 추가 시장 개방을 철저히 방어했다”면서 “검역 절차 등에서의 양국 간 협력 소통 강화 정도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한동안 교착 상태였던 양국간 협상은 정상회담 당일 급진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시기 때문에 국익을 소홀히 하는 일은 없다고 대통령이 여러 차례 말했고, 그 원칙대로 (협상에) 임했다”며 “어제저녁에도 전망이 밝지 않았는데 우리로선 당일에 (협상이) 급진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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