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택배노동자 과로사 예방 대책으로 심야배송 제한을 제안한 것을 두고 ‘새벽배송 전면 금지’라는 왜곡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택배노조 위원장이 직접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공개 메시지를 보냈다. 한 전 대표는 택배노조의 안을 두고 ‘새벽 배송 전면 금지’로 규정하며, “국민의 일상생활을 망가뜨릴 것”이라고 공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김광석 택배노조 위원장은 1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택배노동자 과로사 예방을 위한 3차 사회적합의 기구에 우리 노조가 제안한 안은 ‘초심야 시간 배송(0~5시)을 제한’하자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이는 아침배송과 밤 12시까지의 야간배송을 유지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새벽배송의 편리는 살릴 수 있도록 하자는 안”이라며 “심야배송으로 인한 택배노동자의 건강 장해는 방지하고, 조기 출근조와 오후 3시 출근 배송조를 두어 소비자의 편리도 지키자는 안”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즉,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새벽배송 전면 금지’라는 주장을 한 적이 없다”며 “언론사의 왜곡 보도 이후 택배노조의 정확한 입장을 발표했으나 한동훈 전 대표는 못 보셨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글을 보신 이후에도 계속 그렇게 주장한다면 의도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보고 법적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택배노조가 지난달 30일 낸 ‘노동조합의 제안, 새벽배송 전면 금지안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도 함께 첨부했다.
택배노조는 지난달 22일 ‘택배 사회적대화기구’ 논의 과정에서 초심야시간대인 밤 12시~새벽 5시의 배송 업무를 제한하고, 새벽 5시와 오후 3시에 출근하는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장시간 고정적인 심야배송이 택배노동자들을 과로사로 내모는 상황에서,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소비자의 편익을 함께 고려한 제안이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심야배송을 담당하는 쿠팡의 택배노동자들은 보통 저녁 8시 30분, 밤 12시 30분, 새벽 3시 30분 캠프에 들어가 물품을 분류하고 싣고 나와 배송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이 중 밤 12시 30분과 새벽 3시 30분께 이뤄지는 2회차 배송을 새벽 5시 이후에 하는 것으로 변경하자는 것이 택배노조의 제안이다.
또한 기존에 이뤄진 택배 분야 사회적합의를 쿠팡도 이행하고, 일찍 배송해야 하는 긴급 품목을 사전에 선정해 배송하면 소비자들도 오전 7시까지 물품을 받아보는 데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택배노조는 보고 있다.
지난 2021년 이뤄진 사회적합의에서는 택배노동자의 기본 업무를 택배 집화와 배송으로 규정하고 택배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돼 온 분류작업을 택배사 책임으로 명시한 바 있는데, 쿠팡은 여기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쿠팡 택배노동자들은 배송 업무 외에도 분류작업과 프레시백 회수 작업 등으로 더욱 과중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같은 택배노조의 제안이 ‘새벽배송 전면 금지’로 잘못 알려지면서,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연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새벽배송 전면 금지’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