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4일 실시된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30대 진보 정치인이자 인도계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가 당선됐다.
맘다니는 여러모로 세계적 관심을 모았다. 그는 무명의 청년으로 지난 6월의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거물 정치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꺾었다. 그는 뉴욕시가 관리 권한을 가진 임대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을 약속했고, 최저임금 인상과 대중교통 무료화를 내걸었다. 부자증세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맘다니는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을 넘어 사회민주주의적 정책을 통해 대중의 지지를 얻어냈다.
기득권층의 반발과 혐오 공세가 이어진 것은 물론이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한목소리로 반대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모두 그를 비난했다. 심지어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쿠오모 전 주지사는 무소속으로 본선에 출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당의 후보에게 '맘다니를 떨어뜨리기 위해'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 모든 공세에도 불구하고 뉴욕 시민들은 새로운 정치인을 선택했다.
맘다니는 당선 일성으로 트럼프를 겨냥해 "독재자를 가장 두렵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면, 그가 권력을 쌓을 수 있게 해준 조건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우리는 단지 트럼프만 멈추려는 것이 아니라 그다음도 멈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하며 그가 당선되면 뉴욕에 연방정부 기금을 보내지 않겠다고 협박한 트럼프에 맞선 것이다.
맘다니의 당선이 미국 정치의 큰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긴 이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들어 낸 공화당의 우경화와 이를 저지하지 못한 민주당 주류의 무능, 그리고 새로운 정치인의 등장을 막기 위한 이들의 야합을 뚫고 전혀 다른 배경의 정치인이 대중의 선택을 받았다는 건 변화를 바라는 이들에게 용기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