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한인임의 일터안녕] 울산화력 붕괴 참사, 또 하청 노동자였다

6일 오후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대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2025.11.06. ⓒ뉴시스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 사고로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8월 한국철도공사에서 7명이 사상(2명 사망)한 사고 이후 최대 중대재해이다. 그것도 모두 공공부문에서 일어난 사고들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9월 칼럼에서도 지적하였듯이 공공부문은 ‘모범사용자’ 역할을 통해 안전보건의 ‘낙수효과’를 기대해야 할 조직이지만 오히려 민간부문보다 더 극악한 중대재해를 발생시키고 있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특히 산업안전보건법보다 더 촘촘한 ‘공공기관의 안전관리에 관한 지침’, ‘안전활동수준평가’, ‘안전관리등급제’, ‘경영평가’ 등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통탄을 금할 길 없다.

화력발전소의 보일러타워는 이미 노후화되어 가동이 중단된 시설로 해체 작업의 과도적 단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난다. 아직 원인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몇 가지를 추정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원청인 한국동서발전이 해체 작업을 진행하는 건설업체(HJ중공업)에게 보일러타워의 노후 수준 등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는 정보를 제공받은 건설업체에서 정보를 이용하지 않고 안전조치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보일러타워를 지탱하는 주요 기둥 4개 중 2개를 일정 비율로 절단해 균형을 무너뜨리는 방식(무너뜨리는 방향을 정해서)으로 해체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난다. 만약 원청이 정보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면 취약개소(안전진단 결과)에 대한 정보가 없어 건설업체에서 무너뜨리는 방향을 잘못 설정했을 수 있다. 또는 제대로 정보를 제공받았는데도 작업 중 붕괴가 일어났다면 건설업체에서 무리한 작업(불안전한 작업)을 진행했을 수 있다. 불안전하지만 공사 기간을 단축하려고 시도했거나 원청의 요구를 받아들였어야 하는 상황이었을 수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매우 단순한 건설공사(시공도 아닌 해체!)가 기술 부족 문제로 발생했다고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곧 드러나겠지만 분명한 인재이고 누군가 억울한 영혼들에게, 유족들에게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 원죄는 원청 즉 동서발전, 소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게 있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분야가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되었기 때문에 새 부처는 매우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건설사는 문제의 실질적 원인이 되기 매우 어렵다. 기술이 없는 것도 아니고 원청이 요구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을’이기 때문이다. 설사 도급사가 불안전한 행위를 할 경우라도 실질적인 관리감독 권한과 의무를 가지고 있는 곳 또한 원청이다. 원청은 도급 건설사 업무 중 발생한 이 사고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도 원청의 책임을 동일한 수준에서 부과하고 있다.

7일 울산 남구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수색 및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5.11.7 ⓒ뉴스1

철도 사고는 사상한 7명 중 6명이 도급노동자였고 발전소는 모두 도급노동자였다. 철도는 원하청 노동자가 같이 일하는 황당한 상황이었고 발전소는 업무 특성상 모두 도급노동자일 수밖에 없었다. 도급노동자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없고 여전히 차별하고 있으며 관리감독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으며 무엇보다 도급이 너무 많다.

특히 김용균 사망 이후 발전 분야에 대한 다양한 의제가 제기되었는데 이 중 하나가 5개 화력발전사를 통합하자는 논의이다. 과거 하나로 되어 있던 조직을 나눠 경쟁을 시킨 결과 비용 절감을 위한 위험 행위의 증대, 에너지 시장에서 원료 구매시 바잉파워의 약화 등이 문제로 제기되어 왔다. 공공 독점의 성격을 가진 조직을 시장 시스템에 맡긴 결과이다. 이참에 새 부처에서 근본적인 문제도 제대로 다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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