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일당에 대한 1심 재판 이후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반발하는 모양새를 띤 채 사의를 표하면서 항소 포기를 결정한 대검과 의견 대립이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법무부는 이 건에 개입하지 않았다면서 선을 그었지만 결국 이재명 정부 차원의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물 만난 고기처럼 어제 하루 내내 정부 비난에 열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이 사건을 이재명 대통령의 부패 혐의로 연결시켜 위기에서 탈출하고 싶어 한다. 한동훈 전 대표는 검찰이 자살했다는 선정적인 주장을 내놨고, 나경원 의원은 곧바로 대통령실 개입 여부를 거론하며 이를 권력형 비위 문제로 확산시키고자 안간힘을 썼다. 아마도 전국에는 이를 성토하는 국민의힘의 현수막이 거리마다 나부낄 게 분명하다. 새로운 정쟁거리가 생긴 셈이다.
검찰이 '묻지마 항소'를 자제해야 한다는 건 옳다. 1심 재판 과정과 무관하게 몇 줄짜리 항소를 통해 형사재판을 끌고 피고인을 괴롭히면서 사회적 비용을 치르는 건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원칙이 하필 최고 권력자와 연관된 재판에서 부각된 건 아쉽다. 긁어 부스럼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검찰이 이 사건에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야당이 이를 부추기는 건 그야말로 낯 뜨거운 일이다. 1심에서 재판부는 일부 피고인에 대해 검찰의 구형보다 더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유 전 본부장의 경우엔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는데, 이보다 높은 8년형을 선고했고 공사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으로 일한 정민용 변호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검찰이 '이재명 죽이기'에 앞장선 유 전 본부장에 대해 '봐주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만했다. 그렇다면 검찰이 먼저 돌아봐야 할 문제는 수사와 공소제기 과정에 있을 것이다.
권력을 누릴 때는 검찰이라는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르며 야당을 괴롭혔던 국민의힘이 검찰 지휘부와 정권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도 우습다. 국민의힘은 이 사건을 잘 키워서 이 대통령의 혐의 입증으로 나아가길 원하겠지만, 그건 별도의 재판에서 다툴 문제일 뿐이다.
가장 우려되는 건 검찰이 다시금 국민의힘과 같은 편에 서서 목소리를 키우는 경우다. 야당인 국민의힘과 달리 검찰이 직접 나서서 화력을 보태는 건 스스로의 잘못된 과거를 이 사건으로 덮어보려는 것 이상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