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돌봄3법’ 입법공청회...“좋은 돌봄의 핵심은 공공성 확보”

정기국회 내 발의 추진

진보당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돌봄3법 입법 공청회를 열었다. ⓒ민중의소리

진보당이 돌봄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돌봄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그외 돌봄자에 대한 지원 근거를 담은 '돌봄3법'을 추진한다.

진보당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입법 공청회를 열고 '돌봄3법' 제정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며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했다.

'돌봄3법'은 돌봄의 정의와 대상, 정책추진의 원칙 등을 명시하고 돌봄 민주주의를 실현할 '돌봄정책기본법', 다양한 돌봄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관한 최저 기준을 제시할 '돌봄노동자법', 이른바 무급 돌봄자를 위한 '돌봄자지원법'을 일컫는다.

진보당과 함께 '돌봄3법'을 연구·기획해온 국민입법센터 이정희 대표는 현행 돌봄 정책에 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돌봄 정책이 시행되고 관련 개별법들이 다수 만들어지고 있지만, 돌봄과 관련된 권리의 내용은 무엇인지, 돌봄 정책을 어떤 원칙과 방향에서 수립할 것인지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돌봄에 상당한 예산과 기금이 투여되지만, 전달체계의 대부분은 민영화돼있다. 돌봄노동자의 처우는 젠더분업과 임금성차별, 이주노동자 차별의 현황을 그대로 반영한다"며 "앞으로 돌봄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 명백한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돌봄이 필요한 사람에게 좋은 돌봄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특히 현행법상 돌봄의 책임이 가족과 개인에게 부담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면서 "이제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 돌봄 제공체계를 수립하는 시점에 돌봄3법 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돌봄정책기본법'의 목적은 모든 사람에게 돌봄을 받을 권리, 돌볼 권리를 보장하고, 이를 보장할 정책 수립 및 이행의 책임을 국가에게 지우는 것이다. 이 대표는 "좋은 돌봄을 만드는 핵심은 돌봄제공체계의 공공성 확보와 돌봄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돌봄정책기본법'에는 돌봄 전반의 공공성 제고를 위해 공공이 돌봄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민간위탁된 국공영 돌봄제공기관을 직접 운영으로 전환해 재공영화하는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사회복지법인, 협동조합, 사단법인이 아닌 개인 및 영리법인은 돌봄제공기관을 설치·운영할 수 없도록 했다. 돌봄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원칙도 분명히 했다.

돌봄정책의 통합적 운영과 민주적 수립·시행을 위한 장치도 만들었다. 정부에 국가의 돌봄정책에 관한 기본 계획 수립 의무를 지울 뿐만 아니라, 그동안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제도적으로 배제돼 왔던 돌봄노동자를 포함해 돌봄이용자, 돌봄제공기관, 돌봄자까지 4주체가 모두 기본 계획 수립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나아가 돌봄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는 그에 필요한 비용을 예산 및 기금 편성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무도 '돌봄정책기본법'에 명시했다. 그 구체적인 정책 방향은 '돌봄노동자법'에 담겼다.

'돌봄노동자법'은 돌봄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 및 권리 보장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민입법센터 신의철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돌봄노동의 가치와 노동조건 향상 없이는 돌봄 자체의 질이 높아질 수 없다는 문제 인식이 기초해 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돌봄의 정의조차 명확하지 않아 돌봄을 제공하는 자 역시 노동자로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었다. 특히 돌봄노동의 경우 '사용자-노동자'라는 단면적 법률관계가 거의 존재하지 않고 정부나 지자체, 센터(플랫폼), 그리고 이용자 사이에 낀 다층적·다면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돌봄노동자법'은 타인의 사업을 위해 일하는 돌봄노동자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본다는 규정을 뒀다. 단순 중개만 수행하는 플랫폼을 통하거나 지인의 소개로 가정 내에서 사적 돌봄을 제공하는 노동자도 돌봄노동자 범위에 포함시켰다.

대부분의 돌봄노동자들이 굉장히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최저임금보다 일정 정도 높은 수준을 '돌봄임금' 최소수준으로 정하기도 했다. 경력에 따른 대가를 임금체계에 반영하고 교통비 등 노무제공에 소요되는 실비용을 변상하며, 근로시간과 휴게시간·공간, 휴가와 휴일 등을 보장하는 법적 근거도 구체적으로 마련했다. 위험에 직면했을 때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무엇보다 노동교섭을 법제화해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점이 주목된다. '돌봄노동자법'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 해당 업종의 노동조합이 돌봄임금, 최소 근로시간, 근로시간면제 보장에 관해 노동교섭을 요구할 때에 한해 국가와 지자체 등이 의무적으로 응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돌봄자지원법'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뿐만 무급·가족돌봄자도 제도권 안에 포함시켜 지원하는 법이다.

진보당 진보정책연구원 박민정 선임연구원은 "무급 돌봄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공적 돌봄을 확충해 가족 내의 돌봄 부담을 경감시키고 돌봄자에게도 돌봄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산해 휴가·수당 등 국가적으로 돌봄자에게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원 대상인 '무급 돌봄자'란 돌봄 필요가 있는 가족 등 친밀한 관계의 사람을 대가를 받지 않고 돌보는 자를 의미한다. 이들의 경우 휴직 등이 자유롭지 않은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이 포함돼 있어 별도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돌봄자지원법'은 돌봄기간을 국민연금 가입기간으로 인정하는 '돌봄크레딧 제도'를 도입하고, 돌봄휴직급여, 대체돌봄서비스, 직업훈련 지원 등으로 돌봄자가 소득을 유지하며 사회와 단절되지 않도록 보장한다. 또 돌봄자들 역시 국가와 지자체의 돌봄 정책 결정에 참여할 권리를 갖도록 했다. 진보당은 '돌봄수당'처럼 일종의 급여를 지원하는 근거 조항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진보당은 '돌봄3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발의할 계획이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돌봄이란 영역을 진보정치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국가의 의무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를 약 5년 동안 구체화해왔다. 이미 2021년에 국민동의청원도 성사시키고 셀 수 없이 많은 노동자들, 돌봄 당사자들과의 간담회나 토론회 시간 거치면서 여기까지 왔다"며 "이제는 돌봄3법 입법이 현실화될 시기가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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