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신곡을 2025년 자본주의 시대로 데려온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춤추는 할머니가 되려면?' '뒤를 절대 돌아보면 안 되는 근위병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임무가 주어진다면?'
매우 첨예한 주제부터 현실적인 주제까지 담고 있는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바로 연극 '헬-로우(Hell-Low), 단테', '타지마할의 근위병', '히스테리 앵자이어티 춤추는 할머니' 등이다. 해당 작품들은 연극의 본질을 가득 품고 관객을 이미 만나는 중이거나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8년 만에 국내 무대로...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이 8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이 작품은 '바그다드의 동물원 뱅골호랑이 (Bengal Tiger at the Baghdad Zoo)'로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 최종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극작가 라지브 조셉(Rajiv Joseph)의 작품이다.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작품성을 인정 받아 2015년 뉴욕 세계 초연 이후 오비상과 루실 로텔상을 수상했다.
작품의 배경은 1648년 인도다. 16년 만에 타지마할이 세상에 공개되는 첫날,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황실의 말단 근위병인 휴마윤과 바불이 타지마할을 등지고 보초를 서고 있다. 두 근위병들은 절대 뒤를 돌아봐선 안 된다. 그런 이들에게 생각하지 못한 임무가 주어진다.
작품은 두 근위병의 대화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작품은 아름다움과 권력, 명령과 양심, 그리고 인간이 믿어온 '가치'가 충돌하는 순간을 응시한다.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무대 장치나 조명을 최소화하고 배우의 존재와 대사의 힘을 극대화 했다. 이러한 연출 효과는 관객을 거대한 인도, 타지마할로 인도한다. '그을린 사랑', '와이프', '녹천에는 똥이 많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 등으로 주목 받은 신유청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 배우 이승주, 백석광, 박은석, 최재림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지난 12일 시작해 오는 2026년 1월 4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볼 수 있다.
단테 '신곡'을 모티브로...연극 '헬-로우(Hell-Low), 단테'
프로젝트SOL은 신작 '헬-로우(Hell-Low), 단테'를 무대에 올렸다. 14세기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을 모티브로 2025년 자본주의 사회의 풍경을 블랙코미디와 판타지로 재해석했다.
작품은 '신곡'에서 묘사한 '죽음 이후의 지옥'을 오늘날 '현실 속 지옥'으로 옮겨온다. 극단은 "'신곡' 속 지옥이 '죄의 층위'를 따라 내려가는 역삼각형 구조라면,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탑을 오르기 위해 서로를 밟고 올라가는 피라미드 구조'에 가깝다"면서 "작품은 이 두 구조를 겹쳐 놓고, 자본과 욕망의 체계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를 질문한다"고 밝혔다.
수없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노예처럼 일하며 살던 청년 단테는 스스로 목을 맨다. 단테는 지옥의 입구에 도착하게 되는데, 욕망의 야수들이 그의 목을 조여오기 시작한다. 이때 빛의 요정 네비길리우스와 지옥의 뱃사공 카론이 한줄기 희망처럼 등장한다. "네가 잃어버린 가치는 너만 찾을 수 있다"는 말에 이들은 망각의 강을 건너게 된다.
프로젝트SOL은 움직임과 상상력으로 지옥이란 자본주의의 풍경을 그려낸다.
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 '창작의 과정'을 통해서 쇼케이스로 첫선을 보였고, 2025년 '청년예술가도약지원' 선정을 통해서 본공연화 됐다. 김명섭 작가가 쓰고 연출했다. 배우 정대진, 김민정, 윤상희, 이석구, 허솔, 최지욱, 홍한빈, 최예진 등이 출연한다.
지난 13일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개막해 오는 23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불안한 여자들을 위한 혼종의 음악극...'히스테리 앵자이어티 춤추는 할머니'
'오늘은 어떻게 살아야 나중에 춤추는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연극 '히스테리 앵자이어티 춤추는 할머니'도 개막을 앞두고 있다.
2023년 제14회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인 이오진 작가의 신작이다. 이 작가는 두산아트센터를 통해서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는 막막한 노년에 대한 공포를, 곁에 함께 있어주는 여자들이 있으면 뚫고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작품을 만들었다"면서 "나는 우리가 죽지 않고 살아남아 함께 춤을 추며 할머니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작품 속엔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배우 여섯 명이 등장한다. 이들은 창작에도 참여했다. 관객은 불안한 여자들의 불안, 수치심, 우울을 춤과 노래로 만나볼 수 있다. 작품은 불안한 여자들을 위한 혼종의 음악극을 지향한다.
음악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 단편선이 작곡을 맡았다. 이오진 작가가 쓰고 연출했다. 배우 김유림, 김은희, 이화정, 정대진, 황미영, 황순미 등도 함께 쓰고 출연했다.
'히스테리 앵자이어티 춤추는 할머니'는 오는 26일부터 12월 14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