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관세·안보 협상 관련 진보당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진보당 제공
진보당은 한미 관세·안보 협상 합의와 관련해 “미국 연방대법원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더 버텨야 한다”며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서두르지 말고 영향을 꼼꼼히 분석하고 국민에 알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 상임대표는 “이번 한미 관세·안보 협상은 대한민국의 경제·안보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다. 공개된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는 미국의 ‘약탈 내역서’나 다름없다”며 “이대로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고 천명했다.
김 상임대표는 “이번 협상이 미국의 무너지는 경제를 동맹국의 자본과 기술을 강탈해 살리겠다는 트럼프의 탐욕에서 출발했다”면서 “출발부터 부당한 이 협상을 시기를 정해두고서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장 현명한 방법은 버티기였다”며 “진보당은 오직 국민을 믿고, 국민과 함께 버텨나가자고 호소했다 고 짚었다. 김 상임대표는 “시간을 벌며 미국 내외의 정치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협상 전략을 구사하고, 한국과 비슷한 처지의 국가들과 협력하는 외교능력을 발휘해야 했다”며 “정부는 불평등한 협상 테이블을 벗어나지 못했고, 시장 불확실성만을 강조하는 언론과 정치인들의 호들갑에 쫓기듯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미국의 탐욕에 맞서 국민과 함께 싸웠어야 한다”며 “만일 민주당이 미국의 약탈적 요구를 지적하며 정부가 협상할 시간을 벌어주었더라면, 미국 연방대법원 소송과 맞물려 다른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비상식적인 요구를 퍼붓는 미국과 트럼프를 규탄하기는커녕, 왜 빨리 결과가 안 나오느냐며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면서 “빨리 서명하라고 다그치던 국민의힘이 이제 와서 ‘국민 부담’ 운운하는 것은 듣고 있기 거북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익을 입에 올릴 자격조차 없는 ‘매국정당’이 정쟁에 눈이 멀어 아무렇게나 내뱉는 일관성 없는 논평들은 거론할 가치도 없다”고 질타했다.
김 상임대표는 대미투자 합의에 대해 “트럼프 정부의 성공을 위한 동맹 강탈”이라며 “대한민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성공을 위해 희생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비관세장벽 대폭 완화에 대해서도 “한국의 산업 안정성을 갉아먹는 조치”라고 반박했다.
‘한미동맹 현대화’에 대해서는 “미국의 대중국 전략을 한국에 전가하는 전쟁의 외주화”라며 “주한미군 역할 확대와 ‘모든 역내 위협 공동대응’은 미국의 군사전략 수행에 동참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우려했다.
주한미군 지원 확대에 대해서는 “주한미군 역할 변경으로 한국을 사실상 발진기지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요구한 것은 참으로 황당하다”며 “국민의 혈세가 외국 군대를 위해 쓰이는 잘못된 관행을 강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상임대표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조건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대로 미국에 주도권을 내어주면, 결과적으로 전작권 환수에 실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성과로 홍보하는 정부에 대해서도 “핵추진 잠수함이 자주국방과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일축했다.
향후 대응과 관련해 김 상임대표는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서두르지 말고 불평등한 합의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국민들에게 알리자고 국회에 요구했다. 그러면서 “자동차·부품 관세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 자로 소급 적용하니, 법안이 제출된 이상 통과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최소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관세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더 버티고, 국부 유출과 산업공동화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도 “미국 연방대법원의 위헌 결정이 내려질 상황을 고려해, 전면 재협상 추진을 당장 준비해야 한다”며 “힘겹게 버텨온 지난 수개월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미국의 수탈을 막아낼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