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가 또 사고가 일어났다. 이번엔 야간에 강 한가운데서 멈춰 승객들이 공포에 떨다 경찰과 소방대에 구조됐다. 15일 오후 8시 24분쯤 뚝섬선착장에서 잠실선착장으로 향하던 한강버스가 강바닥에 걸려 멈췄다. 배에 타고 있던 승객 82명은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와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승객들은 담요를 뒤집어쓴 채 공포와 불안에 떨었다. 문제는 이날 낮에 이미 비슷한 지점에서 사고가 있었는데 서울시가 이를 알리지 않고 운항을 그대로 강행했다는 점이다. 한강버스는 사고가 난 곳과 유사한 지점에서 한강버스가 10여 분 가까이 멈춰섰다 가까스로 운항했는데, 부표와의 충돌 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서울시 측은 야간의 사고가 난 뒤에 16일부터 마곡과 여의도 등만 부분적으로 운영하고, 압구정부터 잠실 구간은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이 기간 서울시는 선착장 주변 이물질 및 부유물질 제거와 추가 준설 작업 등을 통해 항로 안전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한강버스는 부분적인 대책으로 안전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불과 열흘 만에 여러 문제가 나타나면서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시범 운항에 들어갔다. 무승객 시범 운항에 들어간 지 34일 만에 1일부터 운항을 재개하고 있으나 운항 중 정지, 선착장과 충돌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5일의 사고도 이런 연장선에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안전 관련 정보에 대한 노골적인 은폐다. 서울시는 국정감사에서 한강버스 안전에 별문제가 없다거나 사고나 고장과 관련된 기록이 부존재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 한강버스가 부표에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다는 사고가 있었다는 한강버스 관계자의 폭로가 터졌다. 이후 그간 16건 사고가 있었다는 점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 역시 운항 도중 멈춤 등 고장을 포함한 모든 기록이 아닐 것이라는 의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수상교통의 안전 문제에 정보 은폐가 있다는 점은 21세기 대한민국의 행정으로 믿어지지 않는다.
또한 대퉁교통으로서의 효용성은 이미 사라져버렸다. 당초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대중교통으로, 서울 교통난 해소의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오히려 지하철이나 버스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나오자 말을 바꿨다. 그러나 여전히 정시성 등 대중교통으로서의 필수조건에 현격히 못 미친다. 이번 사고가 갈수기의 수량부족이나 상대적 부유물 증가로 인한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봄가을의 갈수기, 여름의 호우기, 겨울의 결빙기에 운항이 곤란하거나 위험하다면, 날씨 쾌적할 때만 떠다니는 배를 교통수단이라 할 순 없지 않은가.
사고 난 배를 이동할 대형 예인선조차 마련이 안 돼 있다고 하고, 마곡까지 노선을 넓혀 유사시 수난구조대의 즉각적인 출동과 조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기 운항만 밀어붙인 서울시의 준비가 얼마나 부족한지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안전성과 대중교통으로의 효용성, 지속 가능한 경제성 등이 모두 적신호인 한강버스를 온갖 편법과 꼼수로 서둘렀다. 정상적 절차를 생략한 채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쏟아지고 있다. 따라서 한강버스로 인한 모든 정치적 행정적 책임은 당연히 오 시장에게 있다. 그런 그가 시민 다수가 공포에 떨다 구조된 사태에 다음날 낮까지 사과도 없고,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약속하지 않는 점은 무책임하게 느껴진다. 서울시와 한강이 오 시장의 개인 정치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점 명확히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