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0월 31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1. ⓒ뉴시스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의 일본 여행에 이어 일본 유학도 신중하게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을 시사한 발언을 한 뒤 중국 정부가 사실상 일본 방문 자제령을 내린 것이다.
17일 NHK 등 일본 매체 등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일본 유학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중국 교육부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지를 통해 "최근 일본의 치안 상황이 불안정하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사건이 많다"며 "치안 상황과 유학 환경이 좋지 않아 일본에 거주하는 중국인의 안전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본에 체류하는 유학생과 가까운 장래에 유학을 계획하고 있는 유학생을 향해 해당 지역의 최신 보안 상황에 주목할 것을 당부하면서 "일본 유학 계획을 신중하게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자국민들에게 일본 여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16일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당분간 일본 여행을 자제할 것을 엄중히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국제항공 등 6개 항공사도 연말까지 일본행 항공권을 이미 구매한 승객에 대해 수수료 없이 취소·변경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중국 측의 조치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무력 행사' 발언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자위권(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전함의 사용과 무력의 행사가 포함된다면, 이는 의심할 여지없이 국가의 존재를 위협하는 위기라고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관련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사실상 대만 유사시 일본의 무력 개입을 시사한 발언이다.
지난달 31일 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우호관계로 돌아섰지만,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나온 뒤 양국 관계는 급랭됐다.
다카이치 총리의 해당 발언이 나온 직후 쉐젠(薛劍)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가 SNS 엑스(X)를 통해 "멋대로 들어온 더러운 목은 주저 없이 벨 수밖에 없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이후 일본과 중국이 연달아 서로의 대사를 초치하면서 강하게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도 "일본 지도자들이 대만과 관련해 노골적으로 도발 발언으로 하고, 양국 교류 분위기를 악화시켜 일본 내 중국 국민의 안전을 중대한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공식적인 비판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발언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양국의 긴장된 관계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