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타운홀미팅서 아이들 위해 도서관 건립 호소한 교사, 감사 위기 놓였다

전교조 “국힘 도의원들, 지역 교육환경 개선 위한 의견을 문제 행위로 왜곡…부적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박영환 위원장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강원 타운홀미팅에 참여한 교사의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전교조

지난 9월 이재명 대통령의 강원권 타운홀미팅에서 삼척 시내의 도서관 건립을 건의했던 초등학교 교사를 향한 탄압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강원도의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이 해당 교사의 언행을 문제 삼으며 감사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상황을 전하며, 해당 교사에 대한 탄압을 중단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앞서 강원도 삼척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A 씨는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도계 지역 쪽에는 도서관이 하나 있지만, 삼척 시내에는 도서관 하나 없다. 기적의 도서관이 건립 중인데 5년 넘게 계속 중단되고 있다”며 “그러면 이 아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책을 읽고 어떻게 문화생활을 해야 하는지 너무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A 씨는 “작년에 초중고 아이들과 토론회를 열었는데, 이 아이들의 꿈이 ‘공부를 하고 싶은데 공부할 곳이 없다. 스터디 카페도 개인이 열어주지 않는데 공립 도서관도 늦게까지 하지 않고 접근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하더라)’, 이 아이들은 공부하고 싶은데, 공부할 곳이 없다”고 전했다.

A 씨의 이야기에 이 대통령은 크게 놀라며, 기적의 도서관 건립을 위한 예산이 부족하면 따로 이야기하라는 취지로 답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고, A 씨의 발언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널리 공유됐다.

그런데 이후 A 씨를 향해 맹목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삼척에 도서관이 없지 않은데, 왜 망신을 주느냐’라거나, ‘교사가 왜 그곳에 가느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A 씨가 근무하는 학교로도 ‘징계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악성 민원이 계속됐고, 심한 경우 살해 협박으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A 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재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탓하려고 얘기한 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왜곡하는 게 가슴 아프다”고 토로했다.

A씨는 “교사도 시민이다. 시민으로서 권리를 누리게 해달라. 그래야 각 지역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빛을 낼 수 있다”며 “교육은 특권이 아니다. 어디에 있든, 어떤 환경이든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권리가 있고 꿈꿀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 그것을 꼭 이룰 수 있게 도와달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일 강원도의회 교육위 행정사무감사에서 A 씨의 발언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도의원이 “공직자가 저렇게 말한 부분에 대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와 품위 유지 의무 문제가 있다. 감사관실에서 점검하고 후속 조치 계획을 보고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에 강원도교육청 감사관은 “그 선생님의 의도나 목적과 상관없이 삼척 교육 현실을 왜곡해서 전달한 부적절한 발언인 것 같다”며 “한 번 살펴보겠다”고 호응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삼척교육지원청은 감사를 목적으로 해당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로 가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전교조는 “이는 지역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교육적·시민적 의견을 ‘문제 행위’로 왜곡한 것”이라며 “도민의 발언을 귀담아듣고 지역 발전을 위해 애써야 할 강원도의회 의원들이 오히려 교사와 시민의 입을 막는 부적절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교사 역시 한 명의 시민으로 지역 교육의 질과 공공 인프라 개선을 위해 의견을 제시할 권리가 있음에도 직무 범위를 벗어난 정치적 발언이라고 몰아붙이는 상황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조차 없는 교사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전교조 박영환 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전교조는 ▲강원도교육청과 삼척교육지원청에 대한 행정지도 ▲해당 교사에 대한 악성민원으로부터 실질적 보호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서한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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