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1월 27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기공식을 열었다. 용산정비창 부지는 서울 도심 역세권에 자리한 약 15만 평 규모의 대규모 공공토지로, 코레일과 국토교통부 등 공공이 소유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이 부지를 조성해 민간 기업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이미 지난 오세훈 시정에서 한 차례 좌초된 바 있다. 2010년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 불리며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2013년 부도와 소송으로 무산됐다. 오 시장은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더욱 강력한 인센티브를 무기 삼아 다시금 민간 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다.
민간 기업 유치를 위해 용산정비창 부지는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최대 용적률은 1,700%까지 허용된다. 잠실 롯데타워의 용적률이 800%임을 감안하면 이 수치가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높은지 알 수 있다. 용적률은 민간 업자에게 무한정 내어줄 수 있는 자원이 아니다. 높은 용적률을 감당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사회기반시설 확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개발 계획에서도 교통 혼잡 개선에만 3조 6천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막대한 인센티브와 공적 자금을 투입하면서 얻을 사회적 이익이 과연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토양오염이다. 2024년 6월 코레일 이사회는 “오염토 및 매립 폐기물 추가 발견으로 정화 사업기간을 4년 연장해 2026년 8월까지 진행한다”고 계획을 변경했다. 서울시는 아직 토양오염 정화조차 끝나지 않은 부지에서, 연예인 축하공연까지 동원한 대규모 기공식을 강행한 것이다. 한강버스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드러났듯, 오 시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 안전보다 ‘속도전’식 성과 내기에 몰두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공공부지는 미래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비축하고, 공공의 이익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활용해야 할 자원이다. 이번 개발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용산 일대 부동산 시장은 즉각 요동치기 시작했다. 대규모 공공부지가 한강벨트 고급 아파트 가격 폭등을 낳는 투기 개발에 활용 되어서는 안된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강행을 중단하고, 시민을 위한 공공부지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