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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란 1년 맞는 국민의힘, ‘개사과’는 필요 없다

전 국민을 경악과 분노로 몰아넣은 12.3 내란 1주년이 다가온다. 국민의힘은 숱한 의혹과 논란에도 검찰총장 윤석열을 영입해 대통령으로 당선시켰고, 검찰정치와 국정파탄을 함께 자행했다. 그 끝이 12.3 비상계엄이었다. 국민적 저항으로 내란이 실패하자 윤석열은 ‘경고성’ 비상계엄 운운했지만, 그런 말에 속을 주권자들이 아니다. 국민 몰래 북한과의 군사충돌을 유도하고, 비상계엄 발령과 함께 주요 정치인과 언론인, 노조 및 시민사회 지도자들을 체포·살해하려 한 실상이 드러났다. 내란잔존세력이 완전한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지만, 시간문제일 뿐 역사와 국민의 심판을 피할 길은 없다.

특검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실과 군부, 행정부 등에 몸담으며 직접적으로 내란에 연루된 자들은 일부나마 사법처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내란세력의 정치적 실체라 할 국민의힘은 멀쩡하다.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계엄의 책임이 당시 야당에 있다는 식의 망발을 연일 늘어놓고 있다. 제도권의 사법적·정치적 절차를 통해 수구세력을 청산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입증된다.

내란의 정황적 공범이라 할 국민의힘이 1년이 되도록 사죄와 쇄신은커녕 내란을 옹호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당연히 국민의 분노도 가라앉지 않는다. 정부여당의 정치적 성패나 지지율 등락과 상관없이 밑바닥에서 요지부동인 국민의힘 지지율은 이를 잘 나타낸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수구 기득권을 쥐고, 특정 지역만 지키면 된다는 심보로 버티고 있다. 당장 내란 1년을 맞아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지극히 사소한 요구조차 거부하고 있다. 장동혁 지도부는 21대 총선 참패를 부른 미래통합당 황교안의 길을 따르고 있다.

이에 ‘소장파’를 자임하는 이들이 당 차원의 사과가 안 되면 자신들만이라도 하겠다고 한다. 대개 친윤 주류에서 배척당한 친한계이거나 지역에서 재선 가능성이 암담한 이들이다. 국가와 국민이 폭정에 시달린 윤석열 정권 내내 뭐 하다 이제 와서 쇄신파·소장파 놀음인가. 100명 넘는 국회의원 중 10~20명이 하는 사과가 정치적 알리바이 외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굳이 사과하겠다면, 내용이라도 분명해야 한다. 윤석열 사단을 검찰정치, 후보 시절부터 요란하고 노골적이었던 김건희의 국정개입, 윤석열·김건희의 수족으로 전락해 폭정에 침묵한 집권여당에 대해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계엄의 핑계가 돼 나라를 극우세력의 난장판으로 만든 부정선거론, 중국개입론에 대한 명확한 비판과 절연도 천명해야 한다. 아울러 책임 있는 세력과 인사의 퇴진을 요구하고, 이루지 못하면 자신들의 불출마나 정계은퇴라도 약속해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사과라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게 좋다. 계엄이 장난이 아니듯 사과도 장난이 아니다. 윤석열·김건희의 ‘개사과’나 박근혜의 세월호 참사 ‘눈물쇼’를 또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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