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들어서 산재 사망 사고에 대한 강한 제재 의지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장의 변화는 더디다. 올 들어 3분기까지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는 457명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이 대통령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지적했고,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직을 걸겠다 했는데도 그렇다.
대기업 사업장의 산재도 여전하다. 최근 포스코의 사업장에서는 11월에만 4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5일에는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압연 공장에서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1명이 숨졌고, 11일에는 광양제철소 협력 업체 노동자 1명이 개포작업 중 쓰려졌다. 14일엔 포항제철소에서 슬래그를 운반하는 덤프트럭에 노동자 1명이 치여 사망했고, 20일에는 포항제철소 STS 제강공장에서 슬러지 청소를 하던 용역업체 직원 2명과 현장에 있던 포스코 직원 1명이 유해가스를 마셔 중태에 빠졌다.
물론 산재 사고는 정책 변화의 뒤를 따라가는 후행지표로 일선 현장의 변화는 다소 늦게 따라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부 들어 도리어 산재사고가 더 늘었다는 건 쉽게 넘길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노동안전에 투입할 예산에서 여유가 있는 대기업 사업장의 산재를 그냥 지켜봐선 안 된다. 대기업 사업장이 산재에 대처하는 태도는 전체 산업에 영향을 끼친다. 대기업조차 산재를 '어쩔 수 없는' 비용이라고 간주하는 인식을 유지하는 한 대한민국은 '산재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다.
자본가들과 보수언론은 정부의 정책이 중대재해 예방에 실효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2022년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 이후에도 산재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게 논거다. 이런 지적은 부도덕하고 비합리적이지만, 동시에 지금보다 훨씬 강화된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필요를 드러낸다. 특히 포스코 같은 대기업 사업장에서조차 산재가 연이어 발생하는 걸 보면 단순 처벌을 넘어 구조적 대책이 제시되어야 한다.
특히 과도하고 불법적인 하도급, 위험의 외주화, 이주민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같은 문제에서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산재 추이를 역전시키는 건 어려울 수 있다. 무엇보다 지불능력이 있는 대기업부터 나서야 한다. 포스코의 연이은 산재 사망 사고는 이를 뚜렷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