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 물·소금마저 끊고 극한투쟁 나선 홈플러스 노동자들

지난 1일부터 물·소금 중단, 대통령실 앞 1박2일 투쟁도 “정부의 결단 필요”

지난 11월 8일부터 단식을 이어온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지도부 3인(안수용 지부장, 손상희 수석부지부장, 최철한 사무국장)이 단식 24일차인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물과 소금까지 끊는 목숨을 건 단식에 돌입 기자회견에서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지부장이 힘겨워하고 있다. 2025.12.01 ⓒ민중의소리

지난달 8일부터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곡기를 끊었던 노동자들이 물과 소금 섭취마저 중단하는 극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홈플러스가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청산 기로에 놓이는 등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더 이상 홈플러스 사태를 민간에만 맡겨둬서는 안 된다며 정부의 조속한 개입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안수용 지부장, 손상희 수석부지부장, 최철한 사무국장은 단식 24일 차인 지난 1일 물과 소금까지 끊는 ‘아사 단식’에 돌입했다.

이들은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인 MBK의 약탈적 인수와 그 뒤를 이어 책임을 회피한 투기 자본의 방치가 결국 대규모 사회적 재앙을 초래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민간의 문제’라며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는 죽기 위해 단식하는 것이 아니다. 살기 위해, 그리고 홈플러스를 기반으로 생계를 이어온 30만 노동자와 입점·협력업체, 지역경제의 생존을 지켜내기 위해 단식을 한다”며 “이제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시간이다. 더 이상 미룰 시간조차도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월 8일부터 단식을 이어온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지도부 3인(안수용 지부장, 손상희 수석부지부장, 최철한 사무국장)이 단식 24일차인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물과 소금까지 끊는 목숨을 건 단식에 돌입하고 있다. 2025.12.01 ⓒ민중의소리

홈플러스는 지난 3월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며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9개월 가까이 인수를 희망하는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홈플러스의 운영자금도 바닥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입점 업체 대금 지급이 지연되고 각종 세금과 전기요금, 건강보험료가 체납되는 등 자금난이 극심해졌고, 이달부터는 임금 지급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그간 노조는 삭발과 단식, 노숙 농성 등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은 다 이어왔다. 지난 9월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농성장을 찾아 “범정부 차원에서 다루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조치는 전무한 상황이다.

노조의 요구는 정부가 직접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홈플러스가 청산될 경우 전국의 매장에서 일하는 수만명의 노동자는 물론 입점업주·협력·납품업체 등 30여만명의 생계가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될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와 일자리, 생활 필수재 공급망도 연쇄적으로 붕괴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달 26일 홈플러스 본입찰이 최종 무산된 상황에서 정부만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이들은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미 정부의 개입을 전제로 한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 또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자산 관리 전문 공공기관이 홈플러스를 우선 공적 인수해서 청산을 막고, 일정 기간 안정화를 거친 뒤 다른 유통기업에 정상적인 조건으로 재매각해 회생 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원내 4당 대표들도 지난 1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는 정부 주도의 긴급조치가 필요할 때”라며 “국무회의에서 홈플러스 사안을 시급한 민생 현안으로 규정하고 해결에 필요한 모든 방안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목숨을 건 단식 농성 중인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건강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들은 벌써 9~13kg가량의 체중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물과 소금마저 끊고, 이번 주에는 기온까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녹색병원 임상혁 녹색병원장은 이들을 진료한 뒤 “이제는 살이 더 빠질 게 없어 체중은 줄지 않는다. 앞으로 체내 미네랄과 영양소가 빠져나가며 위험이 커진다”며 “건강 훼손을 넘어 생명 위협 단계로 가지 않도록 현명하게 판단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2일에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홈플러스지부 조합원들도 상경해 무기한 단식에 동참했다. 이들은 “지도부의 사생결단 투쟁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달려왔다”며 “지도부와 함께 무기한 단식투쟁으로 홈플러스를 살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 해결이 지연될수록 단식에 동참하는 이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노조는 이날부터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1박 2일간 문화제를 진행하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할 예정이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홈플러스지부 조합원들이 상경해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무기한 단식에 동참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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