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통령 대국민 특별성명' 발표를 하고 있다. 2025.12.03.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된 3일 '정의로운 통합'을 강조했다. 철저한 내란 잔재 청산이 국민통합의 전제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또한 내란을 막은 국민들을 높이 평가하며 노벨평화상 후보로 올리고, 12월 3일을 법정 공휴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빛의 혁명 1주년을 맞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 특별성명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빛의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내란의 진상규명, 내란 가담자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짚었다.
이어 "과거가 현재를 구하고, 죽은 자가 산 자를 도왔듯이 '빛의 혁명'이 미래를 구하고, 우리 후손을 도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국민주권정부가 해야 할 엄중한 시대적 책무라고 믿는다"며 "친위 쿠데타 가담자들에 대한 엄정한 처벌은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적 야욕을 위해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심지어 전쟁까지 획책한 그 무도함은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며 "다시는 쿠데타를 꿈조차 꿀 수 없는 나라, 누구도 국민 주권의 빛을 위협할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정의로운 통합'은 필수"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통합이 봉합의 의미는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긋기도 했다.
'정의로운 통합' 의미에 관한 질문을 받은 이 대통령은 "12월 3일 밤에 우연들이 겹쳐 계엄을 저지했다. 그리고 계엄 수괴의 퇴진, 새로운 정부를 만들어 냈다"며 "이 과정에서 정말 우연스러워 보이던 단 한가지만 비틀어졌다면 계엄이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시는 이런 위험을 우리 스스로 또는 우리 후대들이 겪게 해선 안된다"며 "조금 길고 조금 지치더라도 치료는 깨끗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가담자들을 가혹하게 끝까지 엄벌하자는 취지가 아니다. 깊이 반성하고 재발 의지가 없다면 용서하고 화합하고 허용해야 한다. 그러나 숨겨놓고 적당히 넘어갈 수 없다"며 "통합이 봉합의 의미는 아니다. 적당히 미봉하면 다음에 또 재발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의 역할은 제1이 국민통합이다. 빈말이 아니다"라며 "그 역할과 책임을 잊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그런데 통합을 악용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100개를 훔치던 도둑에게 통합의 명분으로 50개만 훔쳐라, 이렇게 하는 것이 통합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그들 역시 우리 구성원이기에 교화하고 제재하고 함께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말하는 정의로운 통합은 정의와 상식이 깃든 법률과 도덕에 기반한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그들과 함께 가는 것"이라며 "정의로운 통합은 봉합 아닌 통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정의로운 통합'을 언급한 배경에는 아직도 내란의 실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분명한 것은 지금 현재도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아 보인다"며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공유했던 '북한 오물 풍선전' 관련 기사 내용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아파트 2층 크기 만한 대형의 삐라를 품은 풍선을 군부대에서 북쪽으로 보냈다. 그건 전혀 모르던 일이지 않나"라며 "마치 다 드러난 것 같지만 드러니지 않은 많은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내란특검이 끝나더라도 그걸 이 상태로 덮고 넘어가기는 어려워서 보나마나 특별수사본부든 뭐든 꾸려서 계속 수사해야 될 텐데, 그게 과연 이 정부가 하는 게 바람직할까"며 "엄청난 정치적 논란이 또 벌어지지 않을까. 수술을 깔끔하게 빨리 잘 끝내야 하는데 수술 때문에 더 큰 고통을 겪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고, 그런 복잡한 생각이 있다"며 "이런 문제까지도 국회가 고려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국회를 믿고 일단은 기다려보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대통령은 "내란에 대한 단죄와 과거 청산은 차원이 다르다. 과거는 이미 끝난 일이다"라며 "내란 사태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미 지난 일을 파헤치는 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을 진압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대한 빨리 그리고 엄중하게 명징하게 정리되고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국회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리는 '시민대행진'에도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현직 대통령이 시민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대통령은 참석 결정 계기를 묻는 질문에 "그 역사적 순간에 참여하고 싶었다. 저 역시도 그날 밤, 그 끔찍한 기억을 정말 지워버리고 싶지는 않다"며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저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서 저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조용히 참석해 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다만 "경호 문제 때문에 안 된다고 (참모진이) 막 말려서 제가 몰래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2월 3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법정 공휴일로 만드는 것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빛의 혁명'으로 탄생한 국민주권정부는 우리 국민의 위대한 용기와 행동을 기리기 위해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을 함께 기념하고 더 굳건한 민주주의를 다짐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기념일, 법정공휴일로 정해서 국민들이 최소한 1년에 한 번쯤은 생활 속에서 이날을 회상하고 또 다짐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면서도 "행정부 일방으로 정할 수는 없는 일이고 결국 국회 입법 과정을 거쳐야 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논쟁들이 벌어질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국민들의 의사에 따라서 가부가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언급하며 내란을 막은 국민들을 높이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께서 평화적인 수단으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불법 계엄을 물리치고 불의한 권력을 몰아낸 점은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일대 사건"이라며 "민주주의 제도와 평화적인 해법이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는 국민을 통해 실현될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입증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세계사에 유례없는 민주주의 위기를평화적인 방식으로 극복해 낸 대한국민들이야말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확신한다"며 "만약 대한국민이 민주주의를 살리고 평화를 회복하며 온 세계에 민주주의의 위대함을 알린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면 갈등과 분열로 흔들리는 모든 국가들에게 크나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