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회장 정훈 목사·총무 박승렬 목사)가 11월 24일 서울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제74회 정기총회를 열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정권의 비상계엄·내란 시도에 맞서 광장으로 나섰던 시민들의 기억이 1년을 맞았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와 한국교회 인권센터는 3일 각각 입장문을 발표하며, 민주주의 회복은 ‘원상 복귀’가 아니라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깊은 평등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두 단체는 “정의는 지연될수록 부정의가 된다”며, 내란 세력의 책임 규명과 함께 불평등·혐오 구조의 근본적 개혁을 촉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민주주의는 그날을 막아낸 사건이 아니라, 이후를 책임지는 과정”
교회협은 12.3 비상계엄 선포를 “권력의 주권이 시민에게 있다는 헌정 원칙이 얼마나 쉽게 훼손될 수 있는지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법적 절차는 더디고, 정의는 여전히 “멀게만 보인다”고 평가했다.
교회협은 민주주의를 “그날을 막아낸 사건을 넘어, 이후의 책임을 완수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하며 “반헌정 행위의 의혹과 잔재가 정리되고 재발방지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 깨어 있겠다”고 밝혔다.
입장문은 또한 세월호·이태원 참사 등 진상 규명이 여전히 지체되고,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에서 생존을 호소하는 현실을 언급했다. 교회협은 “사회가 ‘원래대로’ 돌아가려 할 때일수록 정의와 진실은 타협해서는 안 된다”며 “교회는 기억을 지키는 공동체로서 시민들의 용기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
더불어 유가족·노동자·사회적 약자에 대한 **‘구체적 돌봄과 연대’**를 신앙의 책임으로 선언하며, “거짓과 혐오가 공동체를 갈라놓을 때 침묵하지 않고 환대와 진실의 언어로 맞서겠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 인권센터 “내란을 넘어서는 길은 더 넓은 민주주의와 더 깊은 평등뿐”
한국교회 인권센터는 12.3 사태를 “윤석열의 불법적 계엄과 내란 획책”으로 규정하며 “1년이 지났지만 진실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제도 개혁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특히 고공농성 중인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고진수 지부장과 강제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이주노동자 뚜안의 사례를 언급하며, 12.3 내란의 바탕에 깔려 있던 불평등·혐오·비용 절감의 정치경제 질서가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윤석열과 내란 세력을 단호히 처벌하는 일과 함께, 불평등과 혐오의 구조를 허물지 않는다면 내란을 넘어섰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차별금지법 제정, 노동 존중, 기후정의, 교육·의료·주거·돌봄의 공공성 강화가 내란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모든 인간이 하느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다는 신앙 고백의 연장”이라고도 설명했다.
한국교회 인권센터는 “광장에서 계엄을 막아낸 시민들의 용기를 잊지 않겠다”며 노동자·이주민·장애인·여성·성소수자·청소년 등 가장 취약한 이들의 곁에서 “교회가 먼저 연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지만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더 넓은 민주주의와 더 깊은 평등을 향해 나아가는 연대를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