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발표하며 내년 말까지 KTX와 SRT를 통합하기로 했다. 고속철도가 코레일과 SR로 나뉜 이후 철도 운영의 비효율과 국민 불편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철도 통합은 철도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의미가 있다.
현재 이원화된 철도 체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에 추진되었다. 당시 정부가 이를 추진한 이유는 철도 부문의 적자를 줄이기 위해 코레일의 독점을 해체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명박 정부는 '공기업 선진화'를 내세워 철도 민영화를 시도했으나, 철도노조의 파업과 '안녕들하십니까' 운동 등 시민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이후 박근혜 정부는 민영화에서 한발 물러나 SR을 설립하고, 공기업 간 경쟁 체제를 도입했다. 철도 경쟁 체제를 통해 코레일의 방만 경영을 해소하고 철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SR 출범 이후, 두 운영사는 적대적 대립 관계를 유지했다. SR이 수익성이 높은 알짜 노선을 운행하는 반면, 코레일은 산간벽지까지 가는 적자 노선을 전담하면서 경영 상황은 악화되었다. 더불어 두 기관이 운영됨에 따라 수천억 원 규모의 인건비와 설비비가 추가로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고속철도 이원화는 경쟁 효과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기보다, 천문학적인 중복 비용을 발생시키며 철도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자충수가 되었다.
이번 고속철도 통합 결정은 철도 산업의 구조적 비효율을 해소하고, 오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단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럼에도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은 이번 결정을 두고 이재명 정부가 민주노총의 압박에 굴복했다며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고속철도가 통합되면 거대 노조의 영향력이 커져 파업을 통제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근거 없는 불안을 조장하고 진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최소한의 반성조차 없는 몰염치한 모습이다.
철도는 모든 시민들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 교통이자,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교통으로 중요성이 크다. 이번 고속철도 통합이 국민들의 교통접근성을 폭넓게 보장하고, 철도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