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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런 사과가 통할 거라 생각하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했다.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 "국민께 큰 혼란과 불편을 드렸고, 당원께도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는 게 그의 말이다. "과거의 일들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라고도 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윤석열을 면회했고, '윤 어게인' 세력을 자신의 핵심 지지층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그러다 갑자기 대단한 결심이라도 한 것처럼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막상 윤석열이라는 이름도 거론하지 않았다. 윤석열 및 '윤 어게인'과의 절연 의지도 밝히지 않았다. 기자회견문 발표 이후 질의응답을 피한 건 이를 따져 묻는 게 싫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기자회견의 주제는 '이기는 변화'였다. 장 대표도 '윤 어게인'의 기조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자신이 불러들인 극우 세력의 눈치도 보아야 하니 "계엄과 탄핵의 강" 같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반복했을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날 극우 유튜버 고성국씨가 입당했고, 당 윤리위원회에선 김건희를 두둔하던 인사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당내의 강경 스피커들도 장 대표를 지원하고 나섰다. 이래 놓고 무슨 사과와 책임을 말한다고 국민이 믿어줄 리 없다.

장 대표가 윤석열과의 단절 대신 꺼낸 건 당명 개정과 경선 룰 조정이다. 장 대표는 "전 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2000년대 들어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으로 이어져 온 당명을 보면 이름을 바꾼다고 무엇이 바뀔지는 의문이다. 지방선거 후보 경선에서 당원투표 반영율을 70%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이를 수도권에는 적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친 것도 우습다. 룰을 누더기로 만들어 일부 광역단체장의 반발을 무마하겠다는 의도로 보이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12.3계엄 이후 여러 차례 입장을 바꿨다. 그는 한동훈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을 맡아 '친한계 좌장'을 자처했고 계엄 당일에는 계엄 해제 결의안에도 찬성했다. 그러나 윤석열 탄핵에 반대했고 윤석열 지지층을 등에 업고 당 대표에 선출됐다. 게엄 1년이었던 지난해 12월 3일에도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모호한 입장을 내놓았으니 이제 그가 무슨 말을 한다 한들 누가 귀를 기울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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