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중국 혐오 질문에 “어쩌라고요” 반박한 이 대통령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기자의 중국 혐오성 질문에 “어쩌라고요”라고 반박했다. 우리 언론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부끄러운 장면이었다.

이 대통령은 7일 낮 중국 상하이에서 순방 취재 중인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방중 성과를 설명하고, 중국과 오간 대화를 자세히 소개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라”는 발언이나 한한령, 중국의 서해 구조물, 중일 갈등 중재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 대통령 상당한 시간을 들여 우리의 입장과 오간 의견을 공개하며 차분하게 설명했다. 기자간담회는 생방송으로 중계되며 국민들에게도 이번 방중과 한중 관계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간담회 도중 한 기자가 “우리 국민들이 특히 쿠팡 정보유출 사건의 중국인 직원 문제에 근거해서 중국에 대한 반감이나 우려를 갖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중국이 배경을 알고 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쿠팡의 범죄 행위자가 중국 사람이다? 어쩌라고요?”라며 “일본 사람이면 일본 사람 미워할 거냐. 쿠팡에 미국 사람 있으면 미국 미워해야 하는데 그건 왜 도대체 안 하는 거냐? 아무런 그것도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우선 이 대통령의 답변은 혐오에 대한 가장 원칙적인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혐오는 근거나 논리가 사실과 합리에 근거하지 않는다. 가짜도 사실로 둔갑하고, 비합리적 논리도 마구 뒤섞인다. 구구절절 토론하기보다 간명하게 왜 사실이 아니고, 비합리적인지를 반박해야 한다.

문제는 언론이다. 우리 대통령이 국빈방문을 하며 현지에서 연 기자간담회다. 한국 국민은 생중계로 보고, 당연히 상대국 정부나 언론, 국민들도 관심이 있을 것이다. 그런 자리에 들고나온 것이 ‘쿠팡 정보유출 혐의자가 중국인’이라는 자극적인 언사다. 반감과 우려를 가졌다는 ‘국민’이 누군지도 알 수 없다. 유출 혐의자가 중국인이라는 것은 우연적 사항이다. 미국인, 일본인, 또 다른 누가 될 수도 있으나 사건의 본질이 아니며, 중국에 책임을 물을 일은 더더욱 아니다. 외국 기업에서 한국인이 이런 행위를 하면 우리 대통령이 사과를 해야 한다는 논리다. 쿠팡의 잔꾀에 국민여론과 언론의 질타가 이미 있었는데 이를 들고 가서 대통령에게 질문하다니. 분명히 말하면, 노동자와 국민에게 쿠팡이 가한 ‘갑질’이 해당 사건만이 아니다. 또한 우리 국민은 정보유출을 방치하고, 사건 이후에도 기업 이익에만 골몰하는 작태에 분노했다.

요즘 ‘재래식 언론’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이른바ᅠ허위조작정보ᅠ금지법이라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언론의 우려에 왜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지도 같은 맥락이다. 언론은 권력감시 기능이 약화되고 ‘입틀막’이 우려된다고 하지만, 국민은 언론의 왜곡조작이 더 큰 문제라고 느낀다. 윤석열 정권의 탄생과 국정파탄, 내란에 이르기까지 언론은 감시자 역할을 하지 못했다. 보수든 진보든 기본적인 사실관계나 합리성을 갖추고 논지를 펴야 한다. 국정과 정치에 생중계가 대대적으로 도입되며 언론의 프레임 짜기도 먹히지 않는 시대다. 수준 낮은 혐오성 질문으로 여론을 왜곡하려는 시도를 버리지 않는 한 앞으로도 국민들은 ‘재래식’ 언론의 편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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