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됐다. 이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 도입 후 30년간 유지된 매립 중심 처리 방식을 소각·자원순환 중심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정책으로 평가된다. 매립 중단 결정 후 5년간의 유예기간이 있었음에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해 충북 등 타 지역 민간 소각장을 이용하는 ‘쓰레기 외주화’가 발생하고 있다.
직매립 금지는 그간 수도권 쓰레기를 인천에 매립하며 발생한 지역 간 갈등을 해소하고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을 세우는 결정이기도 했다. 그런데 직매립 중단과 동시에 쓰레기를 타 지역으로 보내고 있는 지금 상황은 발생지 처리 원칙에 철저히 위배되며, 도시 책임을 외부에 전가하는 명백한 지역 이기주의다. 이로 인해 민간 소각업체는 이익을 챙길 수 있겠지만, 인근 주민들은 아무 보상도 없이 오염에 노출될 뿐이다. ‘우리 지역이 서울의 쓰레기장이냐’는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다.
쓰레기 직매립은 토양·수질 오염뿐 아니라 침출수로 인한 주민 건강에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왔다. 다른 나라의 도시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는 소각장이 4개뿐이지만, 비슷한 규모의 도시인 도쿄에는 22개나 있다. 또한 서울 소각장은 주로 외곽·경계부에 위치한 데 비해, 도쿄는 대부분 도심부에 입지해 있다. 소각열로 온수 수영장을 만들거나 주변에 공원으로 조성하는 등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코펜힐은 소각장 옥상에 스키장을 조성해 도시 랜드마크로 탈바꿈한 모범적인 사례이다. 이는 소각장을 ‘혐오시설’로 방치하는 대신 도심 생활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주민과 끊임없이 소통한 결과일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강북 전성시대'를 외치며 민간 부동산 개발 사업에는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권한을 총동원해 규제를 완화하며 집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쓰레기 처리 시설은 정부 탓·반대 주민 탓으로 5년을 허송하며 어떠한 진전도 만들지 못했다. 타 지역 민간 소각장에 의존하는 방식은 시장 변동으로 비용이 급등할 위험이 크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서울시는 쓰레기 외주화를 멈추고, 결자해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