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2026.01.09.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반도체, 조선 등 일부 산업만 호황을 누리고 다른 산업은 불황을 겪는 성장 양극화 현상을 지적하면서 "국민 모두가 경제 성장의 기대와 과실을 함께 누리는 경제 도약을 실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9일 오후 청와대에서 2026년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를 주재하고 "성장 과실, 결과가 모두에게 귀속되지 않는 과거의 성장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경제 상황에 대해 "잠재 성장률을 약간 상회하는 2% 정도의 성장이 예상하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 육성 등 정상화 정책은 우리 경제 강점을 한층 강화하고 새로운 도약으로 이끌어낼 것으로 믿는다"고 전망했다.
다만 "지금은 과거와 다른 소위 'K자형 성장'이라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있는 상황"이라며 "외형과 지표만 놓고 보면 우리 경제는 분명히 지난해보다 나아지겠지만 다수의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K자형 성장은 산업·계층별로 경기회복 속도와 방향이 차이를 보이면서 도표에서 알파벳 'K' 모양처럼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을 말한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8%로 예상하면서도 반도체 등 IT부문을 제외하면 성장률이 1.4%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등 일부 산업만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건설 등 다른 산업은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성장 양극화라는 문제도 낳지만, 한국 경제 전체가 특정 산업에만 의존하게 돼 성장 전략 면에서도 위험요소가 크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소위 성장의 양극화는 단순한 경기 차이가 아닌 경제시스템이 던지는 구조적 질문으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경제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특정 소수가 아닌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K자형 성장 양극화의 부정적 영향이 청년 세대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의 성장과 기업의 이익이 청년들의 일자리 기회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건강하다고 하기 어렵다"며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40만명이 넘는 청년은 기업으로부터 경력을 요구 받는데 정작 그 출발선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용 절벽에 내몰린 우리 청년들의 현실을 국가적 위기로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가 역량을 총동원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정책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실효성 있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며 "모든 부처는 청년과 중소벤처 그리고 지방이 모든 정책에서 최우선으로 고려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지역 중견 기업의 제안을 듣고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경북 예천의 자동차 부품 제조 기업 화신의 정서진 대표는 지역 기업으로서 일력 부족을 현상을 호소했다. 그는 "지방에 기업이 있어서 인력문제가 큰 어려움이다.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이동을 하고 있어, 입사 3년 내 이직률이 30%"라며 "이직으로도 힘들지만, 채용도 힘들다. 문화 인프라 부족 등 여러 원인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을 억지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보다 지역에 거점을 둔 중소기업들이 인력을 채용하는 데 도움을 받을 정책을 제도를 개발해 달라"면서 "지방 기업에 지원하는 것보다 노동자에게 직접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면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의미있는 지적이다. 고용을 지원할 때 회사를 지원해서 노동자를 간접 지원하는 게 많은데 노동자에게 직접 지원해야 체감이 될 것 같다"며 관련 부처에 전면적으로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은 "중견기업도 지원할 수 있도록 재정경제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