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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임의 일터안녕] 지방선거에서 짚어져야 할 노동안전보건 의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본투표날인 10일 오전 광주 서구 상무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2024.4.10 ⓒ뉴스1

신년이다. 아직도 2024년 겨울의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기어이 새날은 밝는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도 일이지만 역시 나아가야만 한다. 올해는 동시 지방선거가 있는 해이다. 6월 3일이다. 지방정부의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한꺼번에 바꾸는 날이다. 중앙정부만큼은 아니지만 예산을 쓰고 독자적인 정책이 제시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또 다른 정치 쟁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각 지방정부는 노동안전보건에 매우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다. 조례를 통해 ‘산업안전’ 문제를 다루거나 ‘감정노동자 보호’와 같은 정책을 만들어 왔지만 실제로 담당부서조차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서울특별시조차 조직이 없다. 그러니 어렵게 만든 조례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반면 중대재해와 관련된 부서는 모두 가지고 있다. 사업주로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책임은 피해 갈 요량인 것이다.

이처럼 지방정부에서 노동자 안전보건에 별 관심이 없는 이유는 현재 중앙정부에서 대부분의 노동안전 관련 감독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완전히 그렇지만도 않다. 형사처벌은 중앙정부의 몫이지만 나머지 영역에서는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역할이 너무 많다. 지방정부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지역사업장의 ‘인·허가권’이다. 따라서 권리를 취소하거나 ‘영업정지’라는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특히 이미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지방정부의 의무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동법 4조의2에서는 ‘지방자치단체는 산업 안전 및 보건 정책의 수립 및 집행에 따른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관할 지역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ㆍ시행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지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보건 예방책을 세우고 시행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중앙정부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그렇다고 해서 지방정부가 아무것도 안 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 지방정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역할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울산 남구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수색 및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5.11.7 ⓒ뉴스1

우선, 지방정부 차원에서 발주한 관급 건설공사에서 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엄격하게 수행해야 한다. 지방정부 발주 공사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다면 이는 발주처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두 번째, 지방정부가 민간이나 공공에 위탁한 사업(환경미화, 사회복지 영역) 종사자들의 안전보건 문제를 책임 있게 다루어야 한다. 서울시의 경우 수백 개의 위탁사업이 존재하고 지방별로도 수십 개의 위탁사업이 존재하는데 이 종사자들의 안전보건 수준은 매우 열악하다.

세 번째, 지역산업단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 지역산업단지는 국가산업단지와 달리 중·소 영세한 제조업체가 많이 입주해 있다. 중앙정부의 관심이 닿지 않는 곳이다. 이런 지역에 대한 감독이야말로 지방정부가 주기적으로 진행해야 할 곳이다.

네 번째, 지역별 특화된 안전보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농어촌 지역, 제조업 지역이라면 이주노동자 안전보건 문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노동조건, 주거환경, 차별 등의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 법무부가, 노동부가 잘 하겠거니 하면 결국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언론에 뭇매를 맞게 될 것이다. 이는 해당 지역을 알리기 위한 지역 행사 수십 개를 무의미하게 하는 수준의 도덕적 지탄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뻔한 얘기, 안 될 지역경제 살리기 공약 등이 아니라 주민에게 솔깃할 수 있는 생명 얘기를 하는 지방선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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